자산배분에 대한 나의 생각
우리는 흔히 자산배분을 숫자로만 말한다.
주식 50%, 채권 30%, 대체투자 20%. 마치 요리 레시피처럼 비율을 외우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수익률’이라는 성적표를 받는다.
그러나 정작 자산배분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배분’이란 말의 본뜻, 나누고, 조절하고, 균형을 맞춘다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몰빵’의 문화에 익숙하다.
대학 입시에, 부동산에, 직장 하나에 모든 걸 걸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길었다.
성공은 곧 집중이었고, 분산은 나약함이었다. 그러나 팬데믹을 지나고, 금리의 파도에 흔들리며, 연금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는 점점 분산과 균형의 지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더 이상 '한 방'이 아닌 '다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자산배분은 그래서 단순한 금융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바라보는 태도다.
어떤 날은 주식처럼 과감하게 나아가야 하고, 어떤 날은 채권처럼 조용히 버텨야 하며, 어떤 관계는 현금처럼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신뢰로 유지되어야 한다.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고, 마음이 쏠리지 않도록 나를 붙잡는 균형추이기도 하다.
나는 한강을 달리며 다시 생각했다. 자산을 나눈다는 건 결국 내 삶의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지를 묻는 일이다.
돈뿐 아니라 시간도, 관심도, 사랑도 말이다. 우리 모두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살아간다.
그 안에 가족은 얼마나 들어 있는가? 내 몸은, 내 꿈은, 그리고 잊고 지낸 친구는?
그래서 묻고 싶다.
당신은 오늘 하루의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나누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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