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판 해외ETF, AUM이 안 나오니 좀비 ETF가 되었다

최근 국내 ETF 시장의 과열과 이에 대한 비판은 운용업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장 재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봐도 어느 정도 구조적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판 해외 etf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판 해외ETF가 뭐길래?

 

 

국내 ETF 시장의 현주소

자산운용사의 과도한 ETF 출시

현재 국내 ETF 시장에서는 비슷한 상품들이 상당히 많이 출시되면서 약 900여 개의 ETF가 상장되어 있어요. 그 중 상당수는 코로나 시국에 주식 열풍이 불면서 특정 테마에 맞춰 만들어진 '베끼기식' ETF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알만한 분들은 다들 아실 거예요. 국내에서 만들어진 해외 지수 추종상품을 국내판 해외 etf라고 부릅니다.

 

해외에는 정말 천문학적인 숫자의 다양한 지수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별도로 지수를 만들지 않아도, 이것을 벤치마킹해서 수많은 etf들을 간편하게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이슈형, 테마형 ETF들의 핵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유행에 따라 쏟아졌다가 유행이 지나면 관리가 소홀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현상은 운용사들이 차별화 없이 상품을 내놓고 단기적인 수익만을 추구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좀비 ETF의 증가

현재 상장된 ETF 중에서 순자산총액이 50억 원 미만인 상품이 전체의 7%에 달하며, 하루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좀비 ETF’가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마이갓..

 

이러한 ETF는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거래를 해봐야 매수매도 갭이 커져 투자자 이탈만 발생하고, 관리는 해야하고, 즉 비효율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는 건데요.

 

궁극적인 문제의 원인

결국에는 규모의 경제가 원인입니다. 

 

미국이나 해외선진국 같은 경우는 ETF수가 몇 개일까요? 한번 찾아봤습니다. 

 

etftrends에서 확인한 상장 etf의 갯수

 

 

채권, 원자재, 현금성 모두 포함해서 대략 3500개가 조금 안 되는 것 같습니다. 

etftrends

 

 

위는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etf의 개수입니다. (약 3438개)

 

 

해외 etf 상장 갯수 확인

 

 

이번에는 우리나라 etf 상장 숫자를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fnindex 국내 etf 현황 통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운용 중인 etf의 숫자는 총 883개 (347+267+148+121)입니다. (24년 9월 9일 기준)

 

최신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국내 etf 총 상장 개수 확인

 

 

 

결국 AUM이 적은 것이 문제다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규모는 약 3400조 정도, 미국은 14경 5000조 정도입니다. 

즉, 금융시장의 규모만 따지고 보면, 미국이 한국 대비 약 40배가 넘게 차이가 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의 숫자는 겨우 겨우 4배 정도 차이 밖에 안나는 것이죠. 

그러니까, 미국 금융시장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운용될 수 있는 etf 적정 개수는 미국에서 운용 중인 etf의 1/10배인 350개 정도여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글로벌 시장이죠. 대한민국은 아직은 MSCI 기준으로 신흥국에 속해있고요.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etf의 적정개수는 350개보다 훨씬 줄어야 하겠죠. 

 

금융시장의 유동성 규모 자체가 나올 수가 없는데, ETF는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니 AUM이 안 나와 상폐위기에 놓인 자산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금융당국, 어떻게 대응하나?

금융당국은 운용업계가 단기적 이익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인 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차별성 없는 과도한 etf 출시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업계 전반에 과도하게 늘어난 소규모 및 좀비 ETF를 정리하고, 초대형 ETF의 등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개인적으로 시장 재정비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국내 ETF 시장이 미국과 같은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과열된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겠죠.

 

일단 비슷한 게 너무 많고, 소구점이 없습니다.

 

유사하고 소규모인 ETF 상품을 정리하고, 운용업계가 질적 성장을 목표로 체질을 개선해야겠죠. 

 

버릴 건 버리고, 챙길 건 챙기고.

 

마치 미니멀라이프라고나 할까요? 

 

어차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굳이 국내 etf에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수 안에서만 매수를 하는 것인데요. 그런 것들이 고려되어 적정 숫자의 etf만 운용되는 것이 거래규모나 거래량 측면에서 유리할 듯합니다. 

이런 관리가 안된 채 운용되는 etf는 여러모로 마이너스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요즘은 해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한국판 해외 etf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요. AUM 관리가 안 되는 상태에서 운용된다면 결국 이도저도 안되고 해외기업만 배 불리는 셈이 됩니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재정비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하며, SPY, QQQ와 같은 브랜딩이 제대로 된 etf들이 일단 출시되어야 할 듯합니다. 그러려면 국민 전체적으로 etf에 대한 인지도도 함께 증가해야 할 것이고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업계가 신속한 정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이 잘 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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